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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법문 중에서
  이승재 2016-05-23   (1658번째 읽음)
요일전에 봉정에서 기도중에 스님의 법문을 들었는데...
그 의미가 뇌리에서 그리고 마음에서 떠나지 않아 글을 올립니다.

봉정에 이르는 길은 온통 바위로 덮여있어 멀고 힘들고 그리고 가파르다.
그래도 1년에 한번은 오르려고 마음을 내고 있으나 여의치 않은 경우가 많다.
더우기 몇차례 마음은 먹어도 일이 생겨서 혹은 날씨가 궂어서 혹은 적정인원이 모이지 않아서 차일피일 미뤄지다 드디어 봉정에 오르게 되었다.

하루하루 나이가 더하다 보니 지난번 보다도 오르는 길이 훨씬 힘들었다.
다리에 쥐가 나는 것을 쉬며 두드리며 오르고 올라 부처님처럼 속세에 흔들리지 않는 마음을 배우고... 그리고 관세음보살의 자비심을 마음에 새기고자 신심을 내서 봉정암에서 기도를 한다.

스님께서 법문을 하신다.

불자에게 가장 친숙한 단어인 자비(慈悲). 이것은 영어로는 mercy 이며 사전적인 의미는 '남을 깊이 사랑하고 가엽게 여기고 그리고 베푸는 혜택'을 의미한다. 그런데 '자비' 라는 단어를 구성하는 한자는 사랑을 의미하는 자(慈)에 슬픔을 의미하는 비(悲)가 합쳐진 것이다. 그러므로 자비는 '슬픈 사랑'을 의미하며 자식을 사랑하되 독하게 살라고...

얼추 법문의 의미는 이해가 가기도 한다. 그러나 여전히 '독하게 살라'는 법문은 내게 의미로 전달되지 않고 뇌리에 의구심을 남기며 머물고 있다.

어디를 둘러보아도 세상은 각박하고 치열하다. 그래서 마음의 안식처를 구하기 위해 찾아나선 그 먼길에서 다시금 '독해져야 한다'는 설법을 마주하고 나는 적잖이 당혹했다.

지금도 세상은 온통 독기로 가득한데... 우리가 여기서 얼마나 더 독해져야 하고 더 독해지면 우리는 무엇이 될 것인가... 참인간 참나는 무엇인가...

스님께 여쭙고 싶었다.

한편으로 설법의 깊은 뜻을 혜량하지 못하여 드는 의구심이라 생각하고 그것을 화두로 잡고 생각하면서 글을 올린다.

[열심히 정진]해야 한다는 긍정의 함의를 쉽게 풀어서 직접적이고 속세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이해를 하려고 하면서도 '독하다'는 말의 언표적인 의미가 '부정적인 의미' 혹은 '이기심'과 겹쳐져서 일반적으로 이해하는 [불교의 본성]사이에서 혼돈스럽다.

평범한 불자인 내게서는 그저 [독하게 정진하라]는 의미 정도로 이해되는데 이 정도면 스님법문의 진의의 반은 이해한 것으로 보면 될까...
그렇다면 스님 법문의 [독하다]는 말이 갖고 있는 나머지 반의 의미는 어디에서 구하면 될까... 앞으로 살아가면서 답을 찾아볼 것이다.

봉정을 다녀와서 월명 두손모듬




이승재 봉정에 다녀온지 꼭 1년이 흘렀다.
그리고 다시금 스님 법문의 화두가 떠올라 글을 올린다.

지난해 나는 예기치도 못했던 큰 수술을 하였고 매년 다니던 삼보종찰순례도 삼대보궁 순례도 봉정암 순례도 할 수가 없었다. 그러던 중 마침 윤달삼보종찰 순례 마지막 코스가 지난 주말에 있었다. 건강이 조마조마했고 무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마침 자리가 있다고 해서 서둘러 집에 있던 현미를 추려서 일행과 함께 순례를 다녀왔다. 그런데 순례를 무사히 마치고 집에 와서 쌀통에 넣어두었던 기념반지가 보시로 올린 현미쌀에 휩쓸려 들어간 듯 사라져버린 것을 알게 되었다.

물론 나의 불찰이라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지만 마음이 많이 흔들린다.

그리고 지난해 이후 이러한 일련의 사건을 겪으면서 다시금 흔들리는 마음앞에서 스님의 법문을 떠올리며 시험대위에선 나의 믿음을 되돌아 본다.
의아하기만 했던 '독해지라'는 스님의 법문은 마치 '무너지지 말고 버티라'는 채찍처럼 다가오지만 여전히 흔들리며 진동하는 것이 사실이다...
2017-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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