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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정암 찾은 날...
  김옥배 2012-10-03   (2534번째 읽음)
축복과 기쁨이 있는 인연이란
희망보다 벅차고 아름다운 가피인듯---

어제 그제(10월 1일~10월 3일)
1박 3일로 설악산 봉정암을 당찬은(?) 기회로 무식하게 다녀왔습니다..

사람 가는 길..
따라만 가면 되겠지 하고 나선 봉정암 야반도주 길... 아니 야반 고행길..

백담사로 가던 오색으로 가던..
나는 그저 앞선 사람 꽁무니만 잡으면 봉정암을 만나겠지.. 하고..

반평생.. 컴터 앞에만 앉아 겨우 겨우 R&D로만 연명하던 나에게
이 무슨 청천벽력의 주문인지.. 이런 만고에 원치 않을 고행의 시간을...

무식이 사람 잡는다 더니...
멋도 모르고 허벌떡 한 새벽 3시경의 오색 등정 길..

사람 직일려면 그냥 직이시던지..
안되면 한달 전쯤.. 보행 운동이라도 좀 경고하시던지..

전생에 제가 무슨 죄를 졌다고 이리도
오도 가도 못하는 미로의 삼악 절벽에 던져 두시고 그냥 훌라당들 하십니까??

가도 가도
하늘도.. 평야도.. 두렁 길도 없는..
그저 잡신들만 우글 될듯한 악산.. 악로.. 악동들의 유희 길로..

너댓 시간을 내발로 기고 포복 전술하여 겨우 겨우 하늘이 있는 곳에 오니
여기가 겨우 대청봉?? 아직도 대청봉??

아이구 매.. 대청봉이고 대장간이고.. 발길 멈출 봉정암이나 제발 빨리 좀...
삐그덕 거리는 사지를 달래며 다시 하향 절벽행 하려니.. 서서히 소식이 오네요..

사지가 뒤 틀리고.. 사타구니가 너 미쳤니?? 하는 소식요...
행군도 퇴군도 못하는 이 암울한 세상에
그래도 옆을 지켜주는 우리회사 여사장님이 계셔서 막 부려먹었지요..

무릎 주물러라.. 장딴지 마사지 해라.. 파스 발라라 하면서요..
당신이 댈고 와선지.. 끽 소리 않고 말은 잘 듣데요..

봉정암이 코 앞인데..
사지에서부터 사타구니까지.. 본격적으로 소식이 오기 시작..
내가 직일 넘이다고.. 온 몸에서 일어 나는 사지의 반란을 달래며 겨우 겨우 봉정암 도량 착...

대한민국 백성.. 모두가 부디스터 인가???
왠 도반님들이 이렇게도 개미때가 되어 봉정암을 달달 볶으시는지...
사방천지를 인산인해로 수예한 도량을 지나 전법호 1호실인가 어딘가 하는 숙소로..

3시경에 어디선가 내려.. 오르기 시작한 오색 약수터 봉정암 성지순례...
오후 2시가 다 되어 도량을 밟았으니.. 11시간 걸렸는가??

나중에 알고보니..
앞선 사람은 4시간도 안되어 봉정암을 만났다는데.. 나는 11시간???

어떤 처사님...
무식한 사람만큼 용감한 사람 없다며..
무식했으니 봉정암을 만났지.. 조금만 유식(?)했더라도 봉정암은 요연했을 거라며
그래도 이렇게라도 완주한 걸 축하한다며 격려해 주시더군요..

태어나서..
무식해서 축하 받아보긴 밥먹기 시작한 뒤 처음입니다..

숙소에 도착하여
가로 30센티 세로 1.2미터 짜리 관틀에 누워 잠자 보기도 태어나 처음이구요..

도반의 정서는 이래서 좋은가??
자리를 잡고 몰려오는 장딴지.. 무릎의 고통을 읍소하려니.. 앞에 계시던 어느 도반님..

주저 없이 압박붕대를 풀어 놓으시며 파스를 붙인 무릎을 감싸 주시더군요..
압박 붕대 후 일어 나 보니..
어이구.. 이런 세월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사지의 반란이 자취를 감췄더군요..

덕분에 법당을 찾아 겨우 겨우 3배라도 올릴 수 있었음은 무명의 도반님 덕분이라..
(그렇게 고마울 일이라면 명함이라도 받아 둘 것이지...)

칼관 잠을 자고난 이튼 날...
밍그적 거리다간 서울가는 전세버스까지 놓칠세라 새벽 3시 반에 도량을 나섰지요..

오는 길은 대천지간 4다리로.. 아니 다섯다리 엉금엉금한 포복 행군이였지만
가는 길은 그래도 조금은 젊잖은 악동들의 파란 만장길 정도라니..

근대... 어찌 이리 짧은 인생에 백담사 가는 길은 또 이리도 멀고 끝이 없나요???
두어 시간을 내려 오려니 잠자던 사지의 반란이 다시 시작..

남은 절룩 거리며 한발짝 옮기기도 무서워 죽겠는데
떵개 훈련 시키는 건지.. 함께한 여사장님은 10미터 쯤 앞에서 빨리 오라는 채찍 뿐...

사람이라면 이럴땐 부축이라도 해 주는게 기본 도리일 진데...
사장님은 쥐 꼬리만한 인정이라도 있는건지...
암만 사람으로 보려도 도저히 사람으로 보이질 않네요.. 死匠으로만 보일 뿐...
회사에 안착하면.. 이번 일은 반드시 인사고과에 반영할 계획....

근데.. 오늘 봉정암으로 댈고 오신 성명 불상의 용진회 부장님..
친절도.. 자상도.. 어찌 그리 비인간적이 신가요??
신선이나 부처님이나 배풀,, 인간아닌 성자들이나 할 수 있는 친절.. 자상요..

그렇게 자상하고 친절하시다간..
부처님이 질투하여 언젠간 비인간으로 만들어 신선으로 초대할 지도...

처음 뵐땐.. 그저 보리쌀 팔아 입성한 경상도 문디 정도로만 느꼈는데...
세월이 흘러..
인간을 느낄 때 마다 문디에게선 느끼지 못한 신선한 정감을 갖게 하데요..

얄미워 죽는 줄 알았어요..
나보다 열배는 친절하고 자상하고 해박하고.. 그기에 나보다 스물 두배는 미남이라서요..

템플 히스토리는 또 어찌 그리 통달이신지..
다음달 32일 날.. 하바드대에서 한국 템플학과를 신설한데요..
명예와 직함을 걸고 적극 추천할테니.. 초대 학장으로 응시해 보세요..
다른 사람은.. 한 사람도 못나갈 테니.. 학장임용은 받아논 당상이 될 겁니다..

무식해서 기쁨을 얻을 수 있었던 용진회 봉정암 탐방기...
동쪽을 향해 오짐도 안쌀 각오였지만.. 거두절미하고 언제 다시 가나요???

축복과 기쁨을 함께 했던 여러 도반님들...
마음으로 감사드리고.. 가까운 날에 한번 더 모습들 뵙고 싶습니다...

적멸보궁의 신비로운 가피가 구석구석 사방천지인 봉정암 기행...
옥시젠 투성이의 해맑은 정기를 온 몸으로 받으면서
봉정암의 신비스런 축복과.. 고난의 도량행을 함께 회상해 봅니다...

함께 기쁨을 만드신 여러 도반님들...
부디 성불하시고.. 성불하세요...

10월 3일 무량.. 김 옥배...

참.. 압박 붕대로 가슴까지 압박(?)해 주신 친절하신 거사님...
혹 이글 보시면 전화(010-2692-8379) 좀 주세요.. 곡차 한잔은 확실하게 쏠게요..









이영숙 ㅋㅋㅋ... 글을 참 재미있게 쓰시네요, 거사님-
오색으로 봉정암 가능길-- 그리 만만한 코스는 아니지요. 그러나 여자인 저도 5시간이 안걸렸는대 11시간요? ㅎㅎㅎ
평소 운동을 어지간히도 안하셨나보군요. 다리운동 좀 한신뒤 다음에 다시한번 도전해 보세요.
오히려 아기자기한 코스가 될 수도 있을것입니다.ㅠㅠㅠ
2012-10-09
이재춘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나이가있어 언재다시갈진 모르지만 꼭 다시 가고싶네요 봉정암 말만들어도 설레네요
2012-12-20
이은주 당신은 센스쟁이 고전적인
봉정암후기를 이렇게 잼나게
올려주셔서 한참웃고갑니다
당신은 어디서나 웃음을주는
사람 언제또 봉정암오시는지
?????
2013-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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